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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매일경제] 20년간 책 선물했더니…이젠 고객사들 "다음 책 기다려요" 2022-04-20

 ◆ 2022 신년기획 이젠 선진국이다 / 기업이 예술 꽃피운다 ⑨ ◆

문화접대 모범기업 `더 성도`

20년전부터 음주접대 중단, 직접 고른 전시·공연 선물

 

더 성도 김상래 대표가 회사 복도에 전시한 이강소의 작품 앞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김호영 기자] 

▲ 더 성도 김상래 대표가 회사 복도에 전시한 이강소의 작품 앞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김호영 기자] 

 

인쇄솔루션 기업 더 성도의 김상래 대표(64)는 지난 설 연휴에 고객사와 직원들에게 책을 선물했다. 김경한 작가가 쓴 '인문 여행자, 도시를 걷다'는 김 대표가 직접 고른 책. 2년 넘게 여행을 떠나지 못해 답답했던 마음을 책을 통해 해방시킨 즐거움을 나누고 싶었다.

"우리 모두 힘들고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더욱 큰 용기가 필요합니다." 


 

희망의 메시지를 담은 자필 편지를 동봉한 이 책은 회사의 오랜 전통인 '문화 접대'의 일환으로 준비된 선물이었다. 연말에는 나태주의 시집 '사랑만이 남는다'를 선물하기도 했다. 최근 서울 성수동 사옥에서 만난 김 대표는 "2002년 창업주에 이어 회사를 이끌게 됐는데, 이후 20년간 독서경영을 해왔다. 옛날에는 한달에 한 번 독후감을 홈페이지에 올리는 숙제도 있었다. 전 직원의 글을 다 읽고 상도 줬다"고 말했다.

분기마다 1권씩 책을 나눈 지 10여 년이 넘어가면서 독서가 일상화됐다. 직원들은 대표와 타운홀 미팅을 하면 최근에 읽은 책 이야기를 거침없이 나눈다. 김 대표는 "대리, 과장급인 MZ세대에게만 특별히 고른 책을 선물해 주기도 한다. 책이야말로 저와 고객들, 직원들이 소통하는 매개체"라고 말했다.

회사 복도에는 작은 갤러리가 있다. '오리작가'로 유명한 이강소의 대형 작품이 입구부터 눈을 사로잡았고, 최만린의 조각과 마이클 케냐의 솔섬 사진도 걸려 있었다. 더 성도의 문화경영은 역사가 깊다. 입사 전까지 김 대표는 미국 씨티은행과 다우케미컬에서 근무했다. 1980년대 중반 한국에서 온 '촌놈'은 여름 뉴욕 시민들을 대상으로 뉴욕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센트럴파크에서 연 야외 공연을 보고 넋이 나갔다. 김 대표는 "반바지를 입고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공연을 보는데도 뉴요커라는 자부심을 느끼더라.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었다"면서 "공식 후원기업이 내가 다니던 씨티은행인 것에 큰 감명을 받았다"고 회상했다.

문화예술이야말로 가장 윤리적이고 감동적으로 소통하는 도구라는 걸 알게 되자, 그는 귀국 후 곧장 현실에 적용했다. 당시 인쇄업계는 밤새 술 먹는 게 관행이었다. 김 대표는 음주문화를 과감히 없애고, 모든 접대를 문화접대로 바꿨다. 2006년에는 뮤지컬 '미스 사이공'의 한국 초연 당시 티켓을 대량으로 구입해 고객사를 초청한 적이 있다. 안타깝게도 '노쇼'가 30%였다. 20여 년을 꾸준히 초대하고, 교류하면서 지금은 초대하면 100%가 참석한다.

2007년부터는 한국메세나협회를 통해 헤이리심포니오케스트라와 중소기업 예술지원 매칭펀드 협약을 맺고 10년간 후원했다. 연간 두 차례 정기연주회에는 회사 온 식구가 참석했다. 김 대표는 "첫 공연 때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이 전 세계에서 '리' 단위의 오케스트라 후원은 아마 유일할 것이라 덕담을 해주셨는데 뜻깊은 추억이 됐다"고 말했다. 2008년부터는 파주 문화마을 헤이리에 복합 예술관 '공간 퍼플'을 세워 전시를 개최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명절에도 다른 선물 없이 책이나 음반을 선물하는 게 문화산업에 종사하는 회사 정체성에 적합하고 효과적이라 생각했다. 20년간 책 선물했더니 다음 책을 기다릴 정도다. 해외 8개국에 고객사가 있는데 방한 때마다 '난타' 공연이나 덕수궁 미술관 전시를 함께 가고 조수미, 장사익 등의 음반을 선물했다. 지금도 많은 고객이 한국에 대한 좋은 기억을 간직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화경영은 사내 문화에도 긍정적 효과를 준다. 더 성도는 신입사원이 입사하면 가장 먼저 예술의전당 11시 콘서트에 초대한다. 연 2회가량 함께 공연도 보고, 문화 송년회도 매년 이어가고 있다. 김 대표는 "온 가족을 초청해 덕수궁 미술관 전시를 함께 봤는데 그 직원 자녀가 아직도 잊지 못할 기억이라고 하더라. 직원들도 회사에 대한 자부심이 크다. 문화경영은 애사심을 이끌어내는 귀중한 도구"라고 말했다.


[김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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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02.11 보도

 

11 [매일경제] 코로나로 고립된 화가…기업이 탈출구 열어주다 2022-04-20

◆ 2022 신년기획 이젠 선진국이다 / 기업이 예술 꽃피운다 ⑧ ◆

CJ문화재단 - 정정주 작가 1社 1메세나 

 

민희경 CJ 사회공헌추진단장(오른쪽)과 정정주 작가가 서울 갤러리조선에 전시된 정 작가의 작품을 보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김호영 기자] 

▲ 민희경 CJ 사회공헌추진단장(오른쪽)과 정정주 작가가

서울 갤러리조선에 전시된 정 작가의 작품을 보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김호영 기자] 

 

주로 설치미술 작품을 선보이고 있는 정정주 작가(52)에게 지난 2년은 고립에서 탈출하는 시기였다.

2002년 독일에서 박사과정을 마치고 귀국해 여러 레지던시(예술가 창작 공간 지원)에 참여하며 작업실을 옮겨다녔던 그는 2007년 경기 연천에 작업실을 짓고 안착했다. 10년 넘게 그곳에 머물며 5차례 개인전과 수십 차례의 단체전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바로 옆을 흐르는 한탄강은 계절이 바뀔 때마다 다른 모습으로 그에게 영감을 줬다. 겨울철 극한의 날씨라는 점을 제외하면, 천혜의 환경은 좋은 작업실이자 안식처였다. 하지만 외부와 단절된 탓에 느끼는 심리적 압박은 강과 강 사이의 거리보다 훨씬 멀었다.

"주변에 작가가 너무 없는 게 문제였죠. 북쪽이다 보니 지방에서 전시를 하게 되면 운송하는 분들이 저 하나만 보고 와야 하는 상황이었어요. 단체전을 할 때는 운송 인력이 동선을 짜서 움직이는데 저 때문에 연천까지 오는 걸 보면 뭔가 민망했죠."

모두가 거리 두며 살아가는 코로나19 시기에 역설적이지만 정 작가는 고립에서 벗어났다. 그는 2020년 애정과 추억이 쌓인 연천 생활을 마무리 짓고 경기 양평으로 작업 기반을 옮겼다. 조소작업 특성상 실제 작품을 펼치기 위해서는 넓은 공간이 필요한데, 이전 작업실보다 2배 이상 넓은 공간을 확보했다. 예술가 동료들이 모여 있는 덕분에 용접 작업에 필요한 외부 인력도 고정적으로 구할 수 있게 됐다.

"작업실을 옮기게 된 것은 코로나19 덕분일지도 모르겠어요. 2020년 봄 독일 레지던시에 갔다가 코로나19 때문에 간신히 빠져나왔거든요. 이후에 예정돼 있던 외국 일정이 모두 싹 날아가버렸어요. 장소를 옮겨야겠다고 생각만 하고 있었는데 실행할 여유가 생긴 거죠."

그럼에도 그의 표정엔 씁쓸함이 느껴졌다. 지금도 전남 무안 등 국내 미술관에서 전시를 이어가고 있지만, 코로나19로 취소된 해외 전시들을 생각하면 아쉬움이 더욱 커졌다. 작품을 전시해야 판매로 이어질 수 있는 예술가에게는 꼭 필요한 과정들이 사라진 상황에서 당장 경제적인 문제를 걱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를 위기에서 구한 것은 기업 후원이었다. 지난해 11월 CJ문화재단이 후원에 나서면서 정 작가의 작업 활동이 이어지게 됐다. CJ문화재단은 한국메세나협회 소개로 향후 3년간 총 1500만원을 정 작가에게 후원하기로 결정했다. 음악, 영화, 공연 등을 핵심으로 해온 이 재단이 미술가를 지원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빛과 공간을 핵심으로 하는 정 작가의 작품 세계는 CJ문화재단의 사업 취지와 맞닿아 있었다. 

 

민희경 CJ 사회공헌추진단장은 "정 작가 작품은 지금까지 재단이 진행한 사업과 결이 이어진다고 생각했다"며 "설치미술이 완전 대중(大衆)적이지는 않더라도 작은 규모로도 많은 사람이 향유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재단이 지금까지 지원해온 '소중(小衆)예술' 개념과 부합한다고 판단했다"고 지원 이유를 설명했다. "이제 막 지원받기 시작해 구체적으로 어떤 변화가 일어났다고 얘기할 수는 없지만, 상징적인 면이 정말 큰 것 같아요. 왜냐하면 지금까지 기업에서 미술하는 작가를 후원하는 사례가 거의 없었거든요. 제가 알기로는 거의 첫 사례예요."

 

기업의 재정적 지원을 받으며 지속적으로 작품 활동을 할 수 있게 된 정 작가는 앞으로 작품을 전시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시를 통해 소통하는 기회를 만들어야 작품에 생동력을 부여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외국 미술관이나 주요 갤러리에 작품을 소개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열리면 좋겠어요. 코로나19로 국경이 닫히면서 사실상 개인적으로 진행하기는 어려운 상황이 됐거든요. 정부나 기관이 나서서 외국 전시 공간들과 연계해 지속적으로 외국에 전시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되면 좋을 것 같습니다."

 

[박대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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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02.07 보도

10 [매일경제] 소외아동 방과후 미술수업…동네 예술가들과 함께하죠 2022-04-20

 ◆ ESG 경영현장 ◆

소외아동 방과후 미술수업…동네 예술가들과 함께하죠



'포스코의 도시'인 포항의 지역아동센터 아이들은 '소셜 아티스트(지역 사회 예술가)'와 함께 방과 후 미술 수업을 한다. 포항 참다운지역아동센터의 박사랑 양은 "수업 시간에 선생님이 꿈을 생각해보는 시간을 주셔서 기업 CEO(전문경영인)라는 새로운 꿈이 생겼다"고 말했다. 광양 산들지역아동센터 정아름 양은 "미술 수업이 공동 작업이라 협동심을 배웠고 완성한 뒤에는 뿌듯했다"고 소감을 털어놨다.

 

포스코1%나눔재단이 소셜 아티스트와 함께하는 미술 수업을 통해 기업 메세나(문화예술후원)에도 환경·책임·투명경영(ESG) 가치를 더하는 실험을 하고 있다. 2013년에 설립된 포스코1%나눔재단은 임직원 급여 1% 기부금으로 운영되는 비영리재단이다. 미래 세대와 다문화가정, 장애인 등을 위한 다양한 나눔 활동을 펼치고 있다.

 

재단은 2019년부터 한국메세나협회와 공동 기획한 '포스코 1% 나눔 아트스쿨'을 통해 포항·광양 지역 소외 아동들에게 더 의미 있는 교육 프로그램을 고안했다. 지역 연고의 예술가들이 주민들과 소통·교육에 참여하고, 아동들의 건강한 성장을 돕도록 한 것이다. 이 예술학교에서는 공예, 무용, 문학, 미술, 사물놀이, 음악놀이, 일러스트레이션, 합창 등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들의 다양한 흥미를 충족시키고 있다.

 

3년 차를 맞은 포스코 1% 나눔 아트스쿨은 지난해 참여 지역아동센터를 80곳으로 늘려 총 2000회 교육을 실시했다. 참여 아동도 전년보다 늘어난 1099명에 달했다. 특히 코로나19로 학교에서 친구들을 만날 수 없고, 돌봄노동 여력이 부족해 고립된 아이들에게 찾아가는 예술 교육도 다각도로 이뤄졌다. 포스코의 지원은 팬데믹 시대 생존 위기에 처한 지역 예술가에게도 안전망이 될 수 있었다.

 

재단은 1년여의 교육을 마치면 연말에 벽화 그리기와 전시회 등을 통해 지역 주민들에게 아이들의 성과를 공유하는 자리도 마련했다. 종이공예 강사 노영이 씨는 "아이들은 콩나물 같다. 시루에 물을 부으면 쑥 자라난 게 보이듯이 아이들도 예술과 예절을 수업을 통해 배우고 쑥 자라난 게 보인다. 아이들이 '좋아요' '신나요'가 아니라 '행복하다'는 말을 해서 정말 기뻤다"고 소감을 말했다.

 

 

[김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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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02.03 보도

9 [매일경제] 어둠 속의 연주…'키다리 아저씨' 있었다 2022-04-15

 ◆ 2022 신년기획 이젠 선진국이다 / 기업이 예술 꽃피운다 ⑦ ◆

신세계-한빛예술단의 10년 동행 스토리 

 

한빛예술단 타악앙상블이 전통 국악의 사물놀이 리듬을 살린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 제공 = 한빛예술단] 

▲ 한빛예술단 타악앙상블이 전통 국악의 사물놀이 리듬을 살린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한빛예술단 첫 출발은 2003년이었다. '작지만 의미 깊은 음악을 시작해보자'는 마음들이 하나둘 모였다.

이들 단원에겐 하나의 공통점이 있었다. 빛을 제외하고는 앞이 선명하게 보이지 않았다. "악보를 읽을 수 없고, 옆 사람 것도 외워야 하니 연주가 고통스럽죠. 안 보이는 사람이 음악을 배운다는 건 형극이에요." 예술단 설립을 주도했고, 그 자신도 시각장애인인 김양수 한빛예술단장의 회고다.
 

이제 한빛예술단은 '시각장애인 뮤직 컴퍼니'를 지향하는 프로 연주자 단체로 변모했다. 그 뒤엔 한빛예술단을 막후에서 지원한 '키다리 아저씨' 신세계가 자리했다. 신세계와 한빛예술단은 '메세나계의 베스트 커플'(한국메세나협회)이란 별칭까지 얻었다.

최근 서울 수유동 한빛맹학교에서 만난 김 단장은 "오래전 이 학교 교장으로 부임하면서 장애인의 새 활로가 필요함을 절감했다"고 말했다.

"선택의 기로는 사실상 안마업 하나였어요. 안마업의 독점적 지위는 그마저도 끊임없이 도전받았습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시각장애인은 4배나 뛰어난 청각이 있잖아요. 장애가 장점이 될 수도 있다고 봤습니다. 음악을 '제2의 길'로 선택하자고 독려했죠."

2005년 세종문화회관 정기공연을 가졌고 공연 횟수는 2009년 100회를 돌파했다. 러시아 소치동계올림픽 폐막식, 한·아세안 정상회담 축하 공연에도 '한빛'의 이름이 등장했다.

한빛예술단 선배들의 위대한 행보에 음악을 생의 항로로 트는 후배도 늘었다. 재작년 맨해튼 음대에 입학한 바이올리니스트 김지선, 서울대 음대 최초의 전맹(全盲) 시각장애인 입학생으로 화제가 됐던 김상헌 등이 모두 '한빛' 출신이다.

한빛맹학교에서 만난 이원호 신세계 ESG추진사무국 담당, 김양수 한빛예술단장·한빛맹학교장, 천성애 한빛예술단 원장. [박형기 기자]한빛맹학교에서 만난 이원호 신세계 ESG추진사무국 담당, 
김양수 한빛예술단장·한빛맹학교장, 천성애 한빛예술단 원장. [박형기 기자] 
단원들과 한자리에서 호흡해온 천성애 원장은 "예술단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정말 크다는 걸 매번 연주회마다 실감한다"고 털어놓는다.

"한 번은 삶을 등질까 고민했던 분이 저희 공연을 보고 '앞이 보이지 않은 연주자들도 무대에 서는데 비장애인인 나는 뭔가' 하는 마음으로 삶을 다시 생각하게 됐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시각장애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 생명에 대한 사랑을 확산하는 게 저희의 또 다른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한빛예술단 전(全) 단원은 일반 오케스트라처럼 상당액의 월급을 받는 '정직원'이다. 신세계가 오랜 기간 결연을 하고 힘을 보탰다. 1999년 윤리경영 선포 이후 20여 년간 30여 개 사회적기업을 지원한 신세계에도 한빛예술단은 가장 애착이 가는 예술단으로 남았다. 2012년 첫 인연을 맺은 뒤 올해까지 10년간 정성 어린 후원은 이어졌다.

마침 지난 18일 연세대 백주년기념관에서 열린 한빛예술단 새 음악극을 관람한 이원호 신세계 ESG추진사무국 담당은 "베를린필에서 받은 감동보다 더 큰 감동을 받았다"고 한다.

"세종문화회관, 대구 오페라하우스 등 다양한 무대에서 신세계는 시각장애인 연주자들의 기획 공연을 도왔습니다. 설립 초기엔 시각장애인들에게 새 직업 모델을 제시하며 자립을 지원하는 데 집중했다면 지금은 장애인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 나눔 문화의 확산에도 기여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신세계는 한빛예술단뿐만 아니라 경기문화재단, 국립국악원 등 문화예술단체와 협약을 맺고 100억원가량을 지원해왔다. 천성애 원장은 "한빛예술단이 독보적인 모범 사례가 되다 보니 예술단을 창단하려는 다른 곳에서 먼저 문의를 하기도 한다"며 "단원들의 치열한 노력과 함께 연주자 육성, 정기공연 기회 등 기업 후원도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빛예술단은 요즘 다시 한번 도약할 기회 앞에 서 있다. 한빛예술단이 직접 모든 넘버를 창작하고 연주하는 음악극 '위대한 유산'을 정규 공연으로 확대하는 프로젝트를 가동 중이다. 

 

'위대한 유산'은 작곡에 눈을 뜬 학생 하름이가 집안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음악가로 성장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동영상이 폭발적인 조회 수를 기록하며 하름은 순식간에 유명 인사가 된다. 그 이후의 일은 어떻게 될까. '우리가 함께하면' '그러면 브라보' '노래가 나를 데려가' 등 6개의 음악극 넘버는 모두 단원들이 창작한 작품이다.

김양수 단장은 "절대음감이 80%인 단원들에겐 생활 소음조차 음계로 들린다. 시각장애는 핸디캡이지만 그들은 포기하지 않고 음악의 길을 가고 있다. 많은 응원을 부탁한다"고 강조했다. 이원호 담당은 "한빛예술단원들이 모든 곡을 암보(暗譜)하며 이뤄낸 연주는 많은 감동을 준다. 한빛예술단 공연을 통해 많은 분이 감동과 영감을 얻으시길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김유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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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02.03 보도 

8 [매일경제] 소외아동 방과후 미술수업…동네 예술가들과 함께하죠 2022-04-15

 ◆ ESG 경영현장 ◆

포스코1%나눔재단


포항 미래지역아동센터 아이들이 시각장애인을 위한 촉각점자 동화책 만들기를 하고 있다. [사진 제공 = 한국메세나협회]
▲ 포항 미래지역아동센터 아이들이 시각장애인을 위한 촉각점자 동화책 만들기를 하고 있다.

포스코의 도시'인 포항의 지역아동센터 아이들은 '소셜 아티스트(지역 사회 예술가)'와 함께 방과 후 미술 수업을 한다. 포항 참다운지역아동센터의 박사랑 양은 "수업 시간에 선생님이 꿈을 생각해보는 시간을 주셔서 기업 CEO(전문경영인)라는 새로운 꿈이 생겼다"고 말했다. 광양 산들지역아동센터 정아름 양은 "미술 수업이 공동 작업이라 협동심을 배웠고 완성한 뒤에는 뿌듯했다"고 소감을 털어놨다.

포스코1%나눔재단이 소셜 아티스트와 함께하는 미술 수업을 통해 기업 메세나(문화예술후원)에도 환경·책임·투명경영(ESG) 가치를 더하는 실험을 하고 있다. 2013년에 설립된 포스코1%나눔재단은 임직원 급여 1% 기부금으로 운영되는 비영리재단이다. 미래 세대와 다문화가정, 장애인 등을 위한 다양한 나눔 활동을 펼치고 있다.


재단은 2019년부터 한국메세나협회와 공동 기획한 '포스코 1% 나눔 아트스쿨'을 통해 포항·광양 지역 소외 아동들에게 더 의미 있는 교육 프로그램을 고안했다. 지역 연고의 예술가들이 주민들과 소통·교육에 참여하고, 아동들의 건강한 성장을 돕도록 한 것이다. 이 예술학교에서는 공예, 무용, 문학, 미술, 사물놀이, 음악놀이, 일러스트레이션, 합창 등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들의 다양한 흥미를 충족시키고 있다. 3년 차를 맞은 포스코 1% 나눔 아트스쿨은 지난해 참여 지역아동센터를 80곳으로 늘려 총 2000회 교육을 실시했다. 참여 아동도 전년보다 늘어난 1099명에 달했다. 특히 코로나19로 학교에서 친구들을 만날 수 없고, 돌봄노동 여력이 부족해 고립된 아이들에게 찾아가는 예술 교육도 다각도로 이뤄졌다. 포스코의 지원은 팬데믹 시대 생존 위기에 처한 지역 예술가에게도 안전망이 될 수 있었다.

재단은 1년여의 교육을 마치면 연말에 벽화 그리기와 전시회 등을 통해 지역 주민들에게 아이들의 성과를 공유하는 자리도 마련했다. 종이공예 강사 노영이 씨는 "아이들은 콩나물 같다. 시루에 물을 부으면 쑥 자라난 게 보이듯이 아이들도 예술과 예절을 수업을 통해 배우고 쑥 자라난 게 보인다. 아이들이 '좋아요' '신나요'가 아니라 '행복하다'는 말을 해서 정말 기뻤다"고 소감을 말했다.

[김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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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02.03 보도

7 [매일경제] "우리 회사 고객들, 아트페어에 VIP로 모셨죠" 2022-04-15

◆ 2022 신년기획 이젠 선진국이다 / 기업이 예술 꽃피운다 ⑥ ◆

 

부산 화학 소재기업 동성케미컬, 고객사를 아트부산·음악회 초청

할할당어학원, 학생 공연 초대 문화접대로 회사 이미지 좋아져

 

동성케미컬은 2019년 창립 60주년 음악회 `동성 페스타-영웅이 부르는 신세계`에 기업 가족들과 고객사 임직원 등 1400명을 초청해 음악 축제를 열었다. [사진 제공 = 한국메세나협회]

▲ 동성케미컬은 2019년 창립 60주년 음악회 `동성 페스타-영웅이 부르는 신세계`에 

기업 가족들과 고객사 임직원 등 1400명을 초청해 음악 축제를 열었다.

 

화학 소재기업 동성케미컬은 부산을 대표하는 문화 기업이다. 신발용 접착제와 수지를 생산하며 부산지역 신발산업의 성장을 이끌어왔다. 최근 들어 동성케미컬은 복합소재, 친환경 에너지 등으로 사업 분야를 확장하면서 메세나(문화예술 후원) 활동에도 진심을 다하고 있다.

동성케미컬이 메세나를 하는 대표적인 방법은 문화접대비 제도를 활용하는 것이다. 그룹이 오랜 기간 후원해온 부산 영화의전당 마티네 콘서트, 부산 월드필하모닉오케스트라, 평창대관령음악제 등에 고객사를 초청하거나 티켓 나눔을 해왔다. 2019년 11월 동성케미컬 창립 60주년을 기념해 부산문화회관에서 열린 음악회 '동성 페스타-영웅이 부르는 신세계'에서는 기업 가족들과 고객사 임직원 등 1400명을 초청해 성대한 음악 축제를 열기도 했다. 백정호 동성케미컬 회장(사진)은 평소에 강조해온 '문화를 성숙시키면 사람이 발전하고, 결국 구성원 개개인이 모여 더 나은 조직과 사회를 만들어 갈 수 있다'는 철학을 문화예술 후원을 통해 구현하고 있다. 2016년부터 공식 후원사로 참여해온 국제 아트페어 '아트부산'이 지난해 5월 열렸을 때는 고객사에 입장권을 나누고 전시를 관람했다. VIP급 고객과 협력사는 별도 초청 후 작품을 소개해 문화 기업 동성의 이미지를 심는 데도 큰 역할을 했다. 부산을 대표하는 미술 행사를 통해 고객사와 친목을 도모하는 기회를 문화접대를 통해 마련한 셈이다.

 

경기도 과천에 있는 할할당어학원은 지난해 말 학원 가족들에게 특별한 선물을 줬다. 공연 '드립 소년단'의 티켓을 문화접대비로 구매해 학원생과 학부모, 선생님 등 총 314명에게 선물했다. 첫사랑에게 차인 준수가 밴드 동아리 드립 소년단에 들어가면서 꿈도 사랑도 되찾는 포복절도 코미디극이라 학생들에게도 좋은 추억이 됐다. 

 

할할당어학원은 '슬기로운 문화접대' 사업을 통해 티켓 구입비의 절반을 지원받기도 했다. 기업들의 문화접대 확산을 위해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한국메세나협회가 중소·중견기업 문화접대비 중 50%, 최대 200만원까지 지원하는 사업이다. 

 

할할당어학원 담당자는 "처음 문화접대 사업을 지원했는데 대만족이었다. 공연 내용 또한 너무 좋아서 재미 있고 교육적인 메시지를 담은 내용이라 학생과 학부모 모두가 좋아했다. 과천 일대에 입소문이 났는지 전월 대비 신규 학부모 상담 또한 2배 이상으로 상승하는 효과도 얻었다. 내년에 꼭 한 번 더 참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매일경제는 한국메세나협회와 함께 문화접대를 활성화하고 이를 통해 코로나19 한파를 맞은 문화·예술계에 활기를 불어넣자는 취지로 '문화로 신년 인사합시다' 캠페인을 이어간다. '문화접대비 제도'란 기업 접대비 한도가 초과될 때 문화접대비로 지출한 금액의 20%까지 비용으로 추가로 인정해 법인세 부담을 줄여주는 것으로 2007년부터 시행하고 있다. 미술 전시, 클래식·오페라, 무용, 국악, 연극·뮤지컬 등의 관람 티켓 등을 거래처에 선물하면 문화접대비로 인정된다. 음반과 책 선물, 100만원 이하 미술품을 구입하는 것도 문화접대로 인정받을 수 있다.

[김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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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01.28 보도

 

6 [매일경제] 10년간 청년화가 30명 지원…한국 현대미술 미래 밝혀 2022-04-15

◆ 2022 신년기획 이젠 선진국이다 / 기업이 예술 꽃피운다 ⑤ ◆

종근당-전현선·장재민 작가 1社1메세나 

 

서울 종근당 본사 사옥 12층에 걸린 전현선 작가의 작품 `두개의 뿔` 앞에서 김태영 종근당홀딩스 대표와 전 작가, 장재민 작가, 김노암 아트스페이스 휴 대표(왼쪽부터)가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박형기 기자] 

▲ 서울 종근당 본사 사옥 12층에 걸린 전현선 작가의 작품 `두개의 뿔` 앞에서 

김태영 종근당홀딩스 대표와 전 작가, 장재민 작가, 김노암 아트스페이스 휴 대표(왼쪽부터)가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박형기 기자] 

 

젊은 날 3년은 미래를 바꿀 만큼 중요하다. 전현선 작가(33)는 2017년 종근당 예술지상에 선정된 뒤 인생에 큰 변화가 찾아왔다고 회상했다.

그는 "당시 외길을 걷는 느낌이었는데 3년간 지원을 받은 덕분에 여유를 갖고 3m 넘는 대작에도 도전하며 작품의 폭이 넓어졌다"고 말했다. 

 


올해 3월 리움미술관이 6년 만에 재개하는 신진작가들의 단체전 '아트 스펙트럼'에 회화 작가로는 유일하게 참여할 정도로 주목받게 됐다. 이뿐 아니다. 2015년 종근당 예술지상 선정 선배인 장재민 작가(38)와 부부의 연도 맺게 됐다. 장 작가는 "어이없게도 작가들이 렌트비(월세) 때문에 무너지는 경우가 많다. 당시 선정 소식을 듣고 '작업실 월세 걱정은 안 해도 되겠다' 안도했던 기억이 난다"고 했다. 그는 "3년간 정말 원 없이 그렸다"며 "대상과 나 사이의 물리적, 심리적 거리에 대해 다양하게 실험해 보면서 자유자재로 표현하게 됐다"고 말했다.

부부 작가는 종근당 예술지상 선정을 계기로 예술 인생의 든든한 동반자를 만났다. 장 작가는 학고재, 전 작가는 갤러리2 전속작가가 됐다.

둘은 함께 살지만 작업실은 따로 두고 직장인처럼 매일 규칙적으로 작업한다. 장 작가는 "회화 작가는 매일 쉼 없이 그려야 감을 유지할 수 있다. 3~4일만 쉬어도 회복하는 데 일주일이 걸려 리듬에 맞춰 작업한다"고 밝혔다. 그는 낯선 환경을 소재 삼아 다소 어두운 색채로 추상적 풍경화를 그리는 반면, 전 작가는 추상성을 품은 기하학적 색면 도형으로 다채롭게 평면성을 탐구하는 것이 특징이다.

두 작가의 젊은 시절 3년간 성장하는 발판을 제공해준 것은 기업이었다. 종근당은 한국 현대미술 발전에 기여하고자 2012년 한국메세나협회 '기업과 예술의 만남' 사업의 일환으로 대안예술공간 '아트스페이스 휴'와 손잡고 신진 미술작가를 지원하는 종근당 예술지상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매년 3명의 평면회화 작가(만 45세 미만)를 선정해 1인당 1000만원씩 3년간 총 3000만원의 창작지원금을 후원하고 마지막 해에는 창작 활동 결과물을 선보이는 전시회를 열어준다. 당시 한국메세나협회 부회장을 맡던 이장한 종근당 회장이 솔선수범하려고 가장 취약한 기초예술 지원에 나선 것이다.

특히 전문가들이 독립적인 심사위원단을 구성해 선정방식에 대한 공정성도 강화했다. 일반적인 공모 방식이 아니라 최근 2년간 미술관과 갤러리 전시 이력 등 빅데이터를 활용해 선발하는 방식도 파격이다. 김노암 아트스페이스 휴 대표는 "매년 300명가량의 작가 작업물을 모아 데이터베이스(DB)화하는 작업에만 3개월씩 걸리고 1, 2차 다른 심사위원들이 참여해 최종 3명을 뽑는다"고 설명했다. 선정 소식을 전해 들은 작가들이 한결같이 "지원한 적도 없는데 선정됐다니 놀랍다"는 반응이 나오는 이유다.

김태영 종근당홀딩스 대표는 "문화예술을 지원하는 것이 우리 사회를 더욱 건강하게 만드는 제약 본연의 사명과 같은 의미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재능 있는 젊은 예술가들이 자신의 역량을 마음껏 펼쳐 한국 현대미술계를 이끌어가는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작가로 성장하도록 지속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밖에도 종근당은 비슷한 고민을 하는 선정 작가들이 함께 교류할 수 있도록 부산비엔날레 등을 관람하는 워크숍을 지원하기도 하고, 2019년 역대 선정작가전처럼 5년에 한 번씩 단체전을 추가로 여는 등 지원방식을 꾸준히 개선해왔다. 올해부터는 지원한 작가들을 온라인에서 더 널리 알리기 위해 홈페이지를 만들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홍보활동도 지원하기로 했다. 이충관 한국메세나협회 사무처장은 "메세나 사업은 좋은 뜻으로 시작하더라도 기업이 경제적으로 취약해지면 예술 지원부터 끊기 쉬운데 이례적으로 10년 이상 꾸준해 모범적인 메세나 사례로 손꼽힌다"고 전했다.

정부 지원이나 레지던시 프로그램이 형평성 문제 때문에 1년에 그치는 현실에서 민간기업이 온전히 창작 활동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 3년을 만들어 줬다는 것은 의미가 크다. 실제 종근당 지원을 받은 작가들의 활약상도 놀랍다. 2012년 1회 선정작가인 윤상윤은 중국의 대표적인 젊은 작가들의 아트 플랫폼 '청년예술100'에 선정돼 기획전에 초대됐고, 같은 해 선정된 이혜인은 2013년 대구미술관 Y아티스트 프로젝트에 뽑혀 초대전도 열었다. 6회 선정작가 최선은 전혁림미술상도 거머쥐었다. 이들의 작품은 정부 미술은행 소장품 목록에도 줄줄이 올랐다.

[이한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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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01.24 보도

5 [매일경제] 접촉 적은 VIP석·OTT 관람권…문화로 신년 인사합시다 2022-04-15

◆ 2022 신년기획 이젠 선진국이다 / 기업이 예술 꽃피운다 ④ ◆

메세나協, 기업 1000곳 설문, 47% "비대면 문화상품 개발"

접대비 20% 법인세 혜택, 문화접대비 제도 활용해야

 

 

 

공연·영화·전시 관람으로 음주 회식을 대신하는 문화 송년회는 MZ세대가 선호하는 새로운 기업 문화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따듯한 연말을 선사하던 문화 송년회가 코로나19 확산으로 큰 타격을 받았다. 동고동락해온 협력사와 고객들을 위한 문화접대 행사 역시 급감했다.

실제로 한국메세나협회(회장 김희근)가 최근 국내 기업 1000곳을 설문조사한 결과, 무려 754곳(75.4%)이 코로나19 확산 이후 문화접대가 위축됐다고 답했다. 응답 기업의 13.6%(136곳)만 문화접대비 제도를 인지하고 있으며, 이 중에서도 실제 문화접대비를 지출한 기업은 8.8%(12곳)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접대비 제도'란 기업 접대비 한도가 초과될 때 문화접대비로 지출한 금액의 20%까지 비용으로 추가로 인정해 법인세 부담을 줄여주는 것으로 2007년부터 시행하고 있다.

국세청 정보공개에 따르면 2020년 신고된 법인 접대비 총액 11조7469억원 중 문화접대비로 신고된 금액은 105억원에 불과했다. 이는 0.09%의 비중으로 팬데믹 이전인 2019년의 0.11%보다도 문화접대비 지출이 줄어든 수치가 실제로 확인됐다. 문화접대비로 인한 세수감소 추정치는 2020년 기준 23억1000만원에 불과하다. 반면 문화접대비 지출로 인한 생산유발계수 등 가치창출비용은 약 290억8000만원으로 경제적 파급효과가 월등히 큰 것으로 조사됐다.

10년 이상 지원되고 있는 세제 혜택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기업들이 이 제도를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결과도 나왔다. 국내 기업 중 13.6%만이 문화접대비 제도를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2018년 조사에서 제도를 알고 있는 기업이 13.2%에 불과했던 것과 비슷한 수치다. 문화접대를 몰라서 못 하고, 알아도 하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실제 문화접대를 활용하고 있는 구체적 수치도 이번 조사로 확인됐다. 문화접대 시 주로 활용하는 방법을 중복 응답으로 설문한 결과, 기업의 53.8%는 공연·전시·박물관 입장권을 선물했다. 스포츠관람권과 영화관람권은 나란히 38.5%가 활용했으며, 23.1%는 음반·도서를 구입했고, 15.4%는 법인이 직접 개최하는 공연 등에 고객을 초청한 것으로 응답했다.

또 향후 문화접대를 확대하기 위해 필요한 정부의 지원으로는 응답 기업 중 56.5%가 세제혜택의 확대가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했다. 38.3%는 문화접대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 29.1%는 경영진의 의지를 꼽았다. 코로나19 시대에 위축된 문화접대 활성화를 위해 47.7%가 '비대면 문화상품의 개발'이 가장 효과적인 보완점이라고 응답하기도 했다. 구체적인 방법으로는 접촉을 최소화한 VIP석 확대·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관람권 등이 거론됐다. 문화접대 지출과 별개로 응답 기업의 11.4%가 임직원을 위한 문화활동 지출을 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기업의 평균 지출액은 680만원이었다.

매일경제는 한국메세나협회와 함께 문화접대를 활성화하고 이를 통해 코로나19 한파를 맞은 문화·예술계에 활기를 불어넣자는 취지로 '문화로 신년 인사합시다' 캠페인을 시작한다. 때마침 사회적 거리 두기 완화안이 하나둘 발표되면서 문화로 선물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고 있다.

'문화로 신년 인사'하는 방법은 어렵지 않다. 미술전시, 클래식·오페라, 무용, 국악, 연극·뮤지컬 등의 관람 티켓 등을 거래처에 선물하면 문화접대비로 인정된다. 

 

기업은 문화접대를 문화 마케팅과 메세나로도 확대할 수 있다. 공연장과 결연해 지속적인 후원을 하고, 결연 공연장에서 열리는 공연에 거래처를 초청해 문화접대를 하는 방법도 있다. 비대면 시대에는 음반과 책을 선물하는 것도 코로나19를 슬기롭게 이겨낼 문화접대 방법이다.

이 밖에 100만원 이하 미술품을 구입하는 것도 문화접대로 인정받는다. 기업들은 소액 미술품까지 문화접대 품목을 넓힐 수 있고, 미술계 입장에선 작품 유통이 활성화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김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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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01.19 보도

 

4 [매일경제] 메세나로 맺어진 인연…이젠 7년 지기 깐부랍니다 2022-04-15

◆ 2022 신년기획 이젠 선진국이다 / 기업이 예술 꽃피운다 ③ ◆

오성정보통신 - 아카데미 열정과나눔, 1社1메세나


현악 합주단 `아카데미 열정과나눔`이 정기연주회를 앞두고 리허설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 = APS] 

▲ 현악 합주단 `아카데미 열정과나눔`이 

정기연주회를 앞두고 리허설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 = APS] 

 

"작년에 인사 차 광주에 갔는데 직원 한 분이 '언제 공연하러 또 오십니까'라고 묻더라. 굉장한 보람이고, 감동이었다. 그들의 생활 속에 클래식 음악이 자리를 잡은 거다."(진윤일)

"클래식 음악 후원이 마중물이 됐다. 예술에 푹 빠지게 되니 장학금으로 연주자를 돕고, 그림도 사고 있다. 내가 더 고마운 인연이다."(이만선)

 

음악이 기업인과 예술가 사이 우정의 메신저가 됐다. 21명의 연주자가 활동하는 현악단 '아카데미 열정과나눔(APS)' 진윤일 음악감독과 이만선 오성정보통신 대표는 7년 전 '깐부'가 됐다. 직업과 나이, 먼 거리조차 극복하고 늘 안부 전화를 나누는 사이다. 

 

전남 남악에 본사를 둔 오성정보통신은 30년 업력을 자랑하는 인터넷 프로토콜(IP) 방송 솔루션 전문 기업이다. 이 대표는 광주 공장 복도에 지역 작가들의 그림 50여 점을 사서 걸 만큼 '메세나'에 진심인 경영인이 됐다. 이게 다 7년 전 인연 덕분이다.
 

 

이만선 대표(왼쪽)와 진윤일 음악감독.

두 사람이 처음 만난 건 10여 년 전이다. 진 감독이 목포시립교향악단을 지휘하던 시절, 지인의 소개로 공연을 보게 되면서다. APS는 2012년 비올리스트 겸 지휘자 진 감독에 의해 창단됐다. "서울에 편중된 문화를 지방과 나누고자 한다"는 진 감독의 철학에 깊이 공감하면서 두 사람은 손을 잡았다. 2015년 한국메세나협회 매칭펀드의 존재를 알게 되면서 5년간 파트너십을 맺은 것이다. 오성정보통신은 이후 연간 1000만~1500만원을 후원했고, 정부의 지원금도 같은 액수가 더해졌다. 연간 2000만~3000만원이 수혈되면서 매년 죽느냐 사느냐 고비를 넘기던 악단은 재정적 안정을 찾았다.

진 감독은 "음악 단체에 매칭펀드는 '은인'이나 다름없다. 악단은 매년 쉬지 않고 정기연주회를 하는 게 가장 중요한데 펀드 덕분에 매년 2회 이상 정기연주회를 할 수 있었다"고 털어놨다.

인연을 맺은 뒤 매년 여름 광주를 찾아가 유스퀘어 문화관 금호아트홀에서 지역민들과 나눔 콘서트를 열고 있다. 오성정보통신의 직원이 가족과 지인들을 초청하고, 거래처도 함께 모인다. 성대한 문화 접대를 하는 셈이다. 작년엔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아쉽게도 광주 공연을 할 수 없었다. "그래서 올해는 특별히 더 기대가 된다. 광주 지역 작곡가의 음악도 연주하는 등 좀 더 특별한 공연을 준비해보고 싶다"고 진 감독은 말했다.

APS는 한국 작곡가의 신곡, 국악과 양악의 만남, 클래식과 대중가요의 컬래버레이션(융합), 인문학 강연과의 접목 등 관객과 적극적으로 눈높이를 맞추는 시도를 하고 있다. 이 대표는 "친근한 선곡 덕분에 난생 첫 클래식 공연에도 반응이 좋아서 큰 기쁨이다. 메마른 산업현장에서 클래식을 접하는 건 색다른 경험일 텐데, 일을 대하는 태도도 변화가 생기지 않을까 기대된다. 가족과 한 끼 식사를 할 기회도 되고 그런 동기를 부여한 게 회사로서 보람이 있다"고 말했다. 오성정보통신은 매경미디어그룹이 주최하는 '2018 한국메세나대회'에서 '아츠&비즈니스(Arts&Business)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나는 지방의 작은 기업인인데 영광스러운 상이었다. 지금까지 많은 상을 받았지만 '아츠&비즈니스상'이 가장 애정이 간다"고 털어놨다. 

 

클래식 악단에 지난 2년은 악몽 같았다. 코로나19 쇼크로 공연이 몇 번이나 중단됐다. 연 8회 정도 공연을 하던 악단에 밥줄이 끊어질 위기였다. 때마침 2021년에는 5년까지만 연속으로 지원 가능한 규정상 매칭펀드 지원이 불가능한 시기였다. 이 대표는 그럼에도 사비를 털어 후원을 이어갔다.

이 대표는 "APS를 보면 창작이나 연주에 남다른 열정이 느껴진다. 그런 모습을 옆에서 보면 당연히 돕고 싶다. 펀드사업과 상관없이 후원은 이어간다. 10년 이상 힘 닿는 데까지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진 감독은 "오성정보통신이 지역사회에서 메세나 기업으로 확고히 자리 잡고 '노블레스 오블리주(지도층은 도덕적 의무)'를 실현할 수 있도록 기꺼이 도구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7년 우정으로 맺어진 단단한 신뢰가 보였다.

[김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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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01.17 보도

3 [매일경제] "역동적인 바다 그림 작가…진취적인 우리 회사와 닮아 지원" 2022-04-15

 ◆ 2022 신년기획 이젠 선진국이다 / 기업이 예술 꽃피운다 ② ◆

메트라이프생명 - 전희경 작가 1社1 메세나


지난해 11월 예술경영지원센터 전시 `매니폴드` 가 열린 예술의전당에서 송영록 메트라이프생명 대표와 임대식 아터테인 대표, 전희경 작가, 황애경 메트라이프생명 사회공헌 이사(왼쪽부터)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 = 한국메세나협회] 

▲ 지난해 11월 예술경영지원센터 전시 `매니폴드` 가 열린 예술의전당에서 

송영록 메트라이프생명 대표와 임대식 아터테인 대표, 전희경 작가, 

황애경 메트라이프생명 사회공헌 이사(왼쪽부터)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추상화가 전희경(40) 작업실은 인천시 서구 검암동 카센터 가건물 2층에 있었다. 한겨울 냉기가 스며들어도 하루 14시간 넘게 작업에 매진하는 공간이다. 홍대 대학원을 마치고 홍익대 인근 공동 작업실을 전전하던 작가가 2년 전 마련한 첫 번째 스튜디오로 전업작가인 남편(김진규)과 나눠 쓰고 있다.

전 작가는 100호가 넘는 대형 작품을 주로 작업한다. 그는 "걸작을 만들려면 눈 밝고 에너지가 좀 더 강할 때 대작을 많이 그려야 한다"며 "전업작가가 되기로 결심한 후에 가급적 큰 작품에 집중하려고 넓은 작업실을 확보한 것만으로도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그는 첫 개인전을 연 후 15년째 꾸준히 활동해 동년배 그룹을 선도하고 있다. 전 작가는 "비주얼 배우보다는 연기파 배우가 되겠다는 마음가짐으로 평생 작업할 것"이라며 "인생을 걸었으니 유명세를 떠나 죽을 때 여한 없이 쏟아부었다고 말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중간중간 고비도 있고 흔들릴 때도 많았지만 전향(?)하지 않고 역량껏 원 없이 그림을 그렸다고 자부한다. 그림을 팔아 고정적 수입을 얻는다는 기대를 일찌감치 내려놓아 단기 일용직이나 파트타임으로 부업을 하며 전업작가로 버텨왔다.

이미 다양한 공모전과 레지던시(예술가 창작 공간 지원)에 선정될 정도로 인정받는 전 작가여도 전업의 길은 쉽지 않았다. 2019~2021년만 해도 예술경영지원센터의 예비전속작가 지원 프로그램 덕분에 갤러리 아터테인과 인연을 맺고 넓은 캔버스를 채울 여유가 있었다. 하지만 만 39세가 넘으면 각종 청년작가 공모 자격도 없어져 일종의 '마의 구간'이라 불리는 40대를 앞두고 걱정이 태산이었다. 다행히 전 작가를 후원하는 기업 메트라이프생명 사회공헌재단이 '구세주'처럼 나타났다. 한국메세나협회 소개로 2021년 11월부터 3년간 연 500만원씩 총 1500만원을 후원하기로 했다.

전 작가는 "끊임없이 의심하는 자기검열 과정을 거치면서도 집중 작업을 해 왔는데 이런 지원을 통해서 혼자가 아니며 응원을 받는다는 것을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메트라이프생명 사회공헌재단의 메세나가 일종의 동기부여가 된 것이다.

메트라이프생명 사회공헌재단은 전업작가가 작품 활동을 놓지 않고 지속적으로 창작을 지원할 수 있다는 실질적 지원 취지에 공감해 전 작가를 선택했다. 재단은 2019년부터 역량 있는 문화예술단체나 개인을 발굴해 경쟁력을 키우도록 지원하는 '문화예술 사회공헌 The Gift(더 기프트)'를 시작했다. 지난해까지 음악단체들을 지원하다가 미술 영역으로 확대한 것이다. 재단은 한국메세나협회 같은 비영리기관의 전문성과 기업의 진정성 있는 사회공헌이 시너지 효과(상승 효과)를 창출해 문화예술인과 기업이 동반 성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협회 추천 작가 중에서 바다와 폭포, 분수 등 대상들의 역동성을 담은 전 작가 작품의 진취적인 모습이 세계적 기업인 메트라이프와 닮았다고 판단해 후원을 결정했다.

지난해 11월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린 전 작가 참여 '매니폴드' 전시회를 찾은 송영록 메트라이프생명 대표 겸 사회공헌재단 이사장은 "전 작가 작품을 보고 금강산을 떠올렸는데 작가가 실제 가보지는 않았지만 모티브로 삼았다는 얘기를 듣고 놀랐다"며 "전 작가가 긍정의 힘을 믿고, 그림을 통해 많은 이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전하고자 포기하지 않는 점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밝혔다.

실제로 전 작가는 추상화를 그리지만, 거대한 야외 공간을 떠올리게 해서 풍경화를 닮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동양화 전공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2013년 겸재정선미술관에서 뽑은 '내일의 작가' 대상을 수상한 것도 그 때문이다.

그는 코발트, 울트라 마린 등 청색 계열의 채도와 선명도를 유지해 표현하는 게 특징이다. 최대한 같은 계통 색을 인접하게 하거나, 의도적으로 붓에 여러 물감을 동시에 묻혀 한 번에 칠하는 혁필화 기법도 사용해 색조의 단순성을 극복하려는 과감한 배합을 시도한다. 

 

전 작가는 2013년까지 구상화를 하다 자연스레 추상으로 옮겨갔다. 그는 "구체적인 명사보다는 형용사, 동사, 뉘앙스로 표현하고픈 욕구가 생겨나면서 그림에 변화가 일어났다"며 "형태가 무너지고 다시 쌓이는 과정에서 그림을 보는 사람은 각자의 배경을 투영해 그림을 받아들이는 그런 상호작용이 매력적"이라고 밝혔다.

메트라이프생명 사회공헌재단 관계자는 "코로나19로 힘든 시기지만 문화예술의 다양한 활동을 통해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사고가 생겨나고 재단의 문화예술 사회공헌을 통해 접하는 예술은 조직·기업문화를 유연하게 하고, 긍정적 에너지를 줄 것이라 믿는다"고 전했다. 재단은 앞으로 전 작가가 임직원이나 고객 등 일반 대중에 작품을 소개하고 소통할 기회를 지속적으로 제공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인천 = 이한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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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01.14 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