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메세나협회

기업과 예술의 만남

단체명 DRAW ON PAGE 대표자 성명 김종혁
장르 미술 대표번호 01033170132
홈페이지 SNS / BLOG https://www.instagram.com/draw_on_page
단체소개 모든 책은 태생적으로 누군가에게 읽히기 위한 간절한 목적을 갖고 태어납니다. 그러나 시간의 흐름 속에서 어떤 책들은 선택받지 못한 채 중고서점의 어두운 구석이나 먼지 쌓인 서가 끝으로 밀려납니다. 한때 누군가의 밤을 밝히고, 누군가의 세계를 확장했을 그 문장들은 이제 정지된 시간 속에 갇혀 ‘잊혀진 존재’가 됩니다. 기획자이자 작가로서 저는 그 멈춰버린 페이지들 위에서 여전히 맥동하고 있는 가능성을 발견했습니다.

DRAW ON PAGE는 이처럼 멈춰버린 시간의 기록인 ‘헌책’을 예술적 재료로 소환하여, 그 위에 새로운 레이어를 쌓아 올리는 실험적 여정입니다.

본 전시에 참여한 작가들은 각자의 독창적인 시각으로 책을 대면합니다. 그들에게 책은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는 매체가 아니라, 이미 수많은 이야기가 새겨진 ‘살아있는 캔버스’입니다. 작가들은 책을 해체하고, 오리고, 덧칠하는 과정을 통해 활자와 여백 사이의 틈을 파고듭니다. 어떤 작가는 텍스트의 의미를 지워내며 새로운 형상을 도출하고, 어떤 작가는 활자의 리듬을 따라 붓질을 얹어 글과 그림이 공존하는 기묘한 풍경을 만들어냅니다.

이 과정에서 책은 더 이상 ‘읽는 대상’에 머물지 않습니다. 낱장으로 뜯겨 전시장의 벽면을 따라 하나의 선으로 이어진 페이지들은, 과거의 활자와 현재의 예술적 행위가 충돌하고 화해하는 현장이 됩니다. 이는 마치 일기장의 파편처럼 지극히 개인적이면서도, 에스키스(Esquisse)처럼 자유로운 창조의 에너지를 뿜어냅니다. 관객은 이 선형적인 흐름을 따라 걸으며, 한 권의 책이 가졌던 수직적 무게감이 해체되어 수평적 확장을 이루는 경이로운 순간을 목격하게 됩니다.

우리는 이 전시를 통해 ‘재생’의 진정한 의미를 묻고자 합니다. 단순히 버려진 물건을 다시 쓰는 재활용(Recycle)의 차원을 넘어, 용도를 다한 사물에 예술적 숨결을 불어넣어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는 ‘창조적 전이’에 주목합니다. 작가의 손길을 거쳐 다시 태어난 페이지들은 이제 관객의 시선과 만나 비로소 그 여정을 완성합니다.

빠르고 휘발적인 디지털 이미지가 범람하는 시대에, 오래된 종이의 질감을 마주하고 켜켜이 쌓인 시간의 흔적을 들여다보는 일은 잊고 있던 우리의 감각을 깨우는 특별한 경험이 됩니다. 책이라는 견고한 틀을 깨고 나온 이 페이지들이 정체된 일상에 새로운 영감을 불어넣는 대화의 시작점이 되기를 바랍니다.

누군가 남긴 과거의 활자 위로 작가의 동시대적인 선이 겹쳐지며, 멈춰있던 책은 다시금 생명력을 얻습니다. DRAW ON PAGE에서 우리는 잊혀졌던 페이지들이 들려주는 새로운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게 될 것입니다. 이제 책은 닫힌 표지를 열고 전시장의 벽면을 넘어, 관객 여러분의 마음이라는 더 넓은 페이지 위로 무한히 확장될 것입니다.
주요 연혁
  • 2025.12 DRAW ON PAGE 9th, 갤러리 기와
  • 2025.09 DRAW ON PAGE 8th, 서대문구 행복스토어
  • 2025.07 DRAW ON PAGE 7th, 쿤스갤러리